
엘레트론 페나 같은 기계식 키보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마치 옛날 타자기를 치는 듯 딸깍딸깍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직관적으로 나의 명령에 바로 답을 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얌체처럼 혼자 뒤에서 냉철하게 일을 처리하는 듯 정내미 없어보이는 전자식보다 더 오랜세월 사람과 함께한 투박한 구닥다리 기계식이 더 친숙한 느낌을 받는다. 엘레트론 페나는 2020년에 샀는데 지금에서 몇마디 적어보려는 것은 4년이 지난 후에도 비록 무상기간이 지나 비용을 지불했지만 어쨌든 A/S를 받았기 때문이다. 엘레트론이라는 회사는 한국회사 인 것 같은데 비교적 마이너한 아이템으로 4년을 버텼다니 칭찬해줄만 하다고 생각한다. 2020년에 구입했지만 지금도 판매 중이고 옛스러운 디자인으로 다른 제품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모양이다.
1. 엘레트론 페나의 특징
이 제품은 블루투스 4.2로 연결한다. 최근의 제품은 대부분 내장배터리를 이용하는데 Penna는 AA배터리 2개로 작동한다. 내장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포트를 기기연결포트로 사용하는 최근의 제품은 유선/블루투스 선택할 수 있지만 Penna는 오직 블루투스 연결만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를 타겟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체리사의 청축키를 사용하며 당연히 키캡은 교환 가능하다. iOS/Win(Android) 가능하며 다른 기기와 마찬가지로 배열을 변경해주는 차이다. 타자기의 리턴레버를 흉내낸 좌측 매크로 레버는 위로 올려 원하는 문장 등을 친 후 아래로 내려 저장한다. 저장 후에는 레버를 아래로 내려 매크로를 실행할 수 있다.





▲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청축 타이핑 소리
2. 엘레트론 페나의 장점
가격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당시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디자인’이다. 타자기의 옛 감성을 구석구석 재현하려 했고 실제 다른 제품을 찾을 수 없었기에 반 충동구매로 구입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거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따로 모바일 기기 거치대가 필요없다. 그리고 거치했을 때의 디자인도 일체감이 있다. 리턴레버 역시 타자기의 그것과 유사하게 디자인 하여 옛스러움을 잘 표현했다. 또한 5개의 기기에 멀티 페어링이 가능해 버튼을 눌러 전환해가며 이용할 수 있다. 매크로 기능도 엄청나게 유용하지는 않아도 써먹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3. 엘레트론 페나의 단점
건전지를 사용하다보니 절전을 위해 대기모드로 들어가는 시간이 짧다. 글을 쓰다가 잠시 생각을 하고 다시 쓰려고 누르면 대기모드로 전환되어 있어 깨워야한다. 또 블루투스 버전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블루투스 5.3을 사용하는 Intel AX210 카드를 설치한 데스크탑과는 간혹 끊기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는 AX210의 드라이버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전원 ON/OFF, OS변환 토글 스위치가 약한 느낌이 있다. 고장으로 A/S를 맡겼을 때의 증상이 제품을 켜고 끌 때 접점이 불량하다는 것이었는데 ON으로 해도 완전히 켜지지 않고 꺼지지도 않는 증상이었다. 직접 뜯어보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아마도 이런 과정의 반복이 메인보드에도 손상을 누적시켰는지 메인보드 수리 판명으로 수리를 받았다. OS전환은 그렇다쳐도 자주 사용하는 전원버튼은 토글보다는 버튼식이 더 적당할 것 같다.
많은 제품들이 페어링 버튼을 따로 분리(예 : connect 버튼 등)해서 한번의 클릭으로 설정하는 데에 비해 단축키 처럼 눌러서 연결해야 한다. 여기서 사용자가 혼선을 느끼는지 Q&A에도 블루투스 연결 관련 문의가 많다.


4. 엘레트론 페나는 누가 구매해야할까?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장점은 ‘디자인’ 이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유니크하고 재현이 멋지다. 기계식 키보드를 몇 개 더 가지고 있는데 주로 사용하는 것은 Penna가 아니다. 데스크탑에 연결해서 주력으로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적지 않은 가격에 구입해서 이리저리 써보려고 결국 데스크탑에도 연결을 했지만 결국 다른 키보드와 자리를 바꿨다.


엘레트론 페나는 모바일 기기 전용으로 옛스러운 멋을 느끼고 싶은 사용자가 구입하면 좋다. 다시 얘기하지만 제품의 디자인은 매우 훌륭하다. 제품이 고장났다면 귀찮아서 쳐박아두거나 갖다버릴테지만 적지 않은 유상 A/S까지 받아서까지 이 제품은 갖고 있고 싶은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기분 내기에 좋다. 전용 가방(까지 구입했다.)에 넣어 외딴 곳에서 이런 저런 생각하며 글을 쓸 때는 타자기를 주로 쓰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기능과 스펙으로 주는 만족감과는 다른 감성을 자극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 Penna 키보드이다.
5. A/S 방법
혹시나 고장이 나서 A/S 를 받고 싶다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진행한다.


대기업이 아니다보니 A/S는 카카오톡 채널로 채팅을 통해 신청한다. 늦어도 반나절 안에는 회신이 오고 시기 등을 조율하여 택배로 발송해서 접수하면 된다. 페나 키보드가 사실 안된다고 버리기엔(가격도 그렇고..) 좀 아까운 면이 있으므로 고장 났다 싶으면 A/S를 받을 수 있을 때 받기 바란다.
